Romantea
나윤성   |   20100527

나윤성 [Romantea (EP)]

 

“사람은 누구나 선천적인 이야기꾼이다.” 그렇기에 언제나 소통과 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이들, 그 중에서도 예술적 방면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지금 여기, 철저히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선율을 자아내는 이가 있다. 수년간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다 드디어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가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나윤성’. 담백하고 편안한 1인칭 시점의 음악을 담은 그의 첫 번째 EP ‘Romantea’가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향해 조용히 입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밴드 음악을 다양하게 접하는 이들에게도 다소 낯선 이름 나윤성. 비록 두드러진 활동을 하지는 않았으나 그의 활동 경력은 그리 적지 않다. 평범한 생활을 하던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기타를 잡기 시작하여, 동아방송예술대학 영상음악과에서 기타를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여러 퓨전 재즈 밴드 활동을 통해 자작곡 연주를 선보임과 동시에 팝 밴드 ‘Casual Visit’의 멤버로 활동을 하던 그는, 이후 자신의 이름을 걸고 퓨전 재즈 밴드 ‘나윤성&Treetop’으로 본격적인 클럽 공연을 시작하게 된다.

 

작곡 및 공연 활동과 더불어 여러 뮤지션들의 스튜디오 및 라이브 세션을 하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뮤지션으로는 여성 크로스오버 싱어 송 라이터 ‘이정표’를 들 수 있다. 그는 그녀의 공연에 세션으로 참여하면서, 첫 번째 앨범인 「Like a Butterfly」의 녹음에도 참여했다. 그 동안 여러 밴드 활동을 하며 조금씩 모아온 자작곡들과, 다양한 장르의 연주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그의 첫 번째 EP 앨범 ‘Romantea’. 편안하고 감성적인, 그러나 탄탄한 음악적 구성을 보여주는 그 작은 시도 속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앨범의 처음을 장식하는 ‘다시 떠나자’는 감정의 단락이 많은 곡이다. 그는 자신에게 가깝고도 익숙한 ‘바닷가’를 배경으로, 이미 떠나간 사랑에 대해 독백하듯 숨김없이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전체적인 코드의 진행 속에 감정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무르녹아 있어, 이별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또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별 뒤에는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게 마련. 두 번째 트랙 “휴식이 필요해 니가 필요해”에는 기 분 좋은 사랑의 예감이 담겨 있다. 어쿠스틱 기타의 통통 튀는 리듬과 어울리게, “예쁘게” 연 주된 각 파트의 악기 소리가 인상적이다. 또, 가사에 귀를 기울이면 자연스레 이야기의 풍경이 떠 올라, 짝사랑을 시작한 사람의 설렘이 듣는 이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 가만히 듣다 보면 살며시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싱그러운 음악이다. 세 번째 트랙 “시작”은, 가사 한 마디 없이 연주만으로 사랑의 감정─설렘에서 간절함으로의 변화를 잘 표현해내고 있는 곡이다. 살짝 쉬어가자는 의미임과 동시에, 그 어떤 어쭙잖은 언어적 표현이 아닌, 감정 그 자체를 드러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곡의 초반엔 조용히 어쿠스틱 기타만 이 연주되다가, 어느 순간 일렉 기타와 피아노, 베이스, 드럼이 성큼 뛰어든다. 앞의 두 트랙에서 보여주었던 경쾌함 이상의 것들을 유감없이 보여줌으로써, 단순한 음원 감상에 그칠 수 있는 대중의 관심을 공연장으로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곡인 것이다.

 

”다시 떠나자”에서 “시작”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되던 감정의 흐름은 마지막 트랙인 “My Love Song”에서 그 결실을 맺는다. 가장 풍성하고 강한 사운드로 이루어진 이 곡에서는 그에 걸맞은 대담함으로 사랑하는 이에게 다가가고 있다. 잔잔하게 마음을 표현하다가 이내 강렬하게 감정을 폭발시키는, ‘설득력 있는 사랑 노래’인 것이다. 전반적으로 독특한 색을 품은 연주가 강한 인상을 남겨, 다시 한 번 이 곡과, 앨범을 들어보고 싶게 만든다. 마지막 곡으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한 곡, 한 곡이 하나의 이야기를 풀어냄과 동시에, 앨범 전체에 걸쳐 더 큰 이야기가 완성되는 앨범, [Romantea]. 향긋한 Romantea 한 잔에 담긴 탑 노트(Top Note)와 미들 노트(Middle Note), 그리고 베이스 노트(Base Note)와 라스트 노트(Last Note)까지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말고 요긴하게 즐기시기 바란다.

 

 

01 다시 떠나자
02 휴식이 필요해 니가 필요해
03 시작
04 My Love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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