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d EP Album
나윤성   |   20110305

유행을 타지 않는 실력파 뮤지션. 나윤성의 2nd Ep.

 

2010년 5월 첫 번째 Ep를 선보였던 기타리스트겸 싱어송라이터 나윤성이 두 번째 Ep앨범을 발매했다. 요즘 추세는 음악이 비록 단조로운 코드와 멜로디 진행으로 이루어질지라도 가사만 인상적이면 대중에게 충분한 어필을 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가사가 자극적이고 임팩트 있는 노래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나윤성이 직접 만들어내는 음악들은 보컬과 가사를 제외하고 연주만 따로 접하게 되더라도 듣는 이들을 매혹시키고 압도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점에서 이 시기에 유행하는 여타 음악들과는 차별화된다. 전작(나윤성 First EP: Romantea)과는 비교적 자신의 보컬색깔에 맞는 음악을 찾아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드럼을 제외한 모든 세션을 여건이 허락되는 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홈 레코딩을 하는 등, 열악한 작업환경에서도 전작에 비하여 한층 깊이 있는 사운드를 실었으며 실력 있는 뮤지션들과 코러스 등의 지원사격을 받아 더 탄탄한 결과물을 완성시켰다. 그리움, 과거와 추억의 담론 나윤성의 전작이 사랑을 막 ‘시작’ 하려는 사람의 달뜬 감정을 노래했다면, 이번 Ep의 컨셉은 지나간 과거와 추억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할 수 있다. 봄을 앞두고, 겨울이 끝나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을 연주한 첫 번째 트랙, ‘겨울의 마지막 밤’은 여타 세션 없이 일렉기타만으로 겨울을 과거에 대한 추억으로 형상화시킨 연주곡이다. 전체적으로 담담하면서도 후반부로 갈수록 물 흐르듯 진행되는 고음부의 기타 선율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이번 Ep의 타이틀곡인 ‘내 그리움이 널 지워가기 전에’ 역시 잊혀져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누구나가 평소에 늘 느끼고 경험하는 일상적인 감정을 세련된 멜로디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자칫 허전할 수 있는 부분을 빈틈없이 채워주는 코러스가 인상적이다. 앨범의 마지막 곡인 ‘이 거리도 이젠’은 드럼과 베이스, 키보드, 기타 모든 세션이 전체적으로 경쾌하고 힘 있게 진행되어 앞선 두 곡과는 약간 다른 성격의 노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담아냈다는 점에서는 벗어나지 않는다. 인디음악을 하는 사람들, 또는 예술인들의 순수 메카였던 홍대거리가 이제는 점점 유흥가의 모습으로 변질되는 현상을 지켜보며 느낀 감정을 펑키하게 풀어낸 곡. ‘노브레인’,‘Ynot'등의 키보드 세션으로 참여하고 있는 유지훈, 기타에 정재훈등이 곡을 보다 다채롭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지나간 것에 대한 그리움은 셀 수도 없는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낡은 담론이지만 그저 흔해빠진 발라드선율이 아닌 힘 있고 세련된 사운드와 만난 색다른 ‘소리’가, 듣는 이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줄 거라 믿는다. 지금은 인디계 뿐만 아니라 음악시장 전반적으로 어쿠스틱한 사운드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경향이 있지만 전자음으로도 결코 그에 뒤지지 않는 따뜻한 감성을 전해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01 겨울의 마지막 밤
02 내 그리움이 널 지워가기 전에
03 이 거리도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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